그간 일부 집주인은 전월세 상승에 월세를 더 올려 본인이 내야

할 세금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. 정부

는 임대소득 과세가 월세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 가계에 직격탄

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.

20일 기획재정부와 관련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연 2000만 원

이하 월세 임대소득에 대해 유예 기간을 더 두기로 했다. 세부적

인 방안은 이달 말 발표할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담길 예정이다.

정부는 앞서 2014년 2월 월세 소득을 양성화하기 위해 연 2000

만 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 과세한다는 방침을 밝혔다.

2주택자의 경우 임대료가 2천만원 이하의 경우 올해까지는 비

과세하고 내년부터는 14%의 세율로 분리과세한다. 2천만원을

초과하는 임대료 수입이 있는 경우 다른 소득과 합산해서 종합

과세하게 된다.

정부가 임대소득 과세를 미루기로 한 배경에 ① 집주인의 세금

을 세입자에게 전가하여 월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

려와 ② "연말정산 파동"을 겪은 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안

내던 세금을 내도록 하는데 부담스러웠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

다.

일부 집주인은 월세 전환과 과세를 을 염두해 두고 올 하반기 월

세 가격을 고심한다는 후문이다.

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에

비해 3% 증가했다. 이 기간 전세 거래는 7% 넘게 줄며 전월세

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6%로 높아졌다. 시장에서는
월세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.

전문가들은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일단 부담 없는 수준으로

하되 이를 높은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지적한다.

이어 임대주택의 감가상각을 보전해주는 세액공제가 필요하다

는 의견도 덧붙였다.

임대소득에 갑자기 높은 세율을 부과하면 임대사업자들의 과세

저항이 커져 오히려 제대로 과세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설

명이다.

신용카드 사용 활성화를 통해 숨겨진 세수를 확보했던 것과 같

은 방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.

정부는 임대주택 과세는 2015년까지 2년간 유예하고 2016년부

터 시행할 계획이었다. 여기에 총선이 있었던 2016년 말까지 1

년을 다시 유예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.

일각에서는 정부가 내년 대선이 있는 2017년부터 임대소득 과

세를 하기에는 부담이 커 유예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것이 아

닌지 우려하고 있다. 이어 임대소득 과세는 최소2년 이상 유예

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선거가 2018년에 있기 때문이라고 덧

붙였다.

전문가들은 "부동산정책은 선거에 있어 가장 민감하고 복잡한

이슈로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국민에게 세부담을 늘리기는 어

렵다"며 "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와 국회가 시장이 수용할 만한

방안을 지금부터 차분하게 마련해야 한다"고 밝혔다.